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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좌파> 읽다가... by 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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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학벌주의, 아웃사이더 기질

한국의 강남 좌파를 미국의 '리무진 진보주의자' 등과 비교해서 연구할 때에 주의할 점이 세 가지가 있다. 지역, 학벌, 역사라고 하는 세 가지 코드의 힘이 한국에는 있거나 강한 반면 미국 등 다른 나라에는 없거나 약하다는 점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최근 논의되는 강남 좌파론은 이 점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자세히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첫째, 지역이다. 한국의 지역주의는 '영남=보수' '호남=진보'라고 하는 희한한 정치 구도를 만들어냈다. 그게 김대중 때문이었는지, 오랜 차별로 인한 한(恨) 때문이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호남의 상층마저 투표 시엔 진보가 되곤 했다. 변형된 형태지만, 사실 이들이 바로 강남 좌파의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해왔다. 민주화 이후, 그리고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호남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진 이후, 수도권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호남 출신들이 지역 구도 때문에 갖게 된 진보성을 선거 시즌을 넘어 일상적 삶에 투영시키게 된 것이 강남 좌파의 부상에 큰 몫을 했다.

<강남좌파>, 강준만 저, 인물과사상사(2011), 48-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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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강준만 교수도 현명한 사람인데 지역주의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황당한 소리를 한다. <김대중 죽이기>를 읽는 내내 처음에는 웃다가 나중에서 무서워졌는데, 지역 차별이라는 피해망상을 명망 있는 지식인이라는 사람이 너무도 진지하게 설파하고 있기 때문이었다.(피해망상이란 표현이 거슬린다면 과도한 피해의식이라고 순화해서 읽어도 좋다. 의미는 통한다.) <강남좌파>를 읽던 중 같은 맥락의 구절이 나왔다. 그것도 단순히 '호남이 차별을 받았고 박해를 받았고 억압을 받았으니 이제 특혜로 보상을 좀 받아보자'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호남당 지지하면 진보고 영남당 지지하면 보수'라고 한다. 김대중은 훌륭하고 진보적인 인물이다. 왜? 호남출신이니까.

이게 처음에는 웃음이 터져나올 만큼 웃기지만 웃다보면 무서워진다. 전라도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런 얘기를 대학 교수가 진지하게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

로 이 

제 을 

18년 안 를 

의 를 게 던 박정희

한줄 한줄 역사왜곡이 주옥같다.

대통령은 초선과 재선까지 국민직선제 선거로 되었으며, 경제발전은 독재의 명분이 아니라 빈곤국 대한민국의 절박한 국가목표였으며, 유신체제는 7년간이었으며, 동시대의 세계적 인권, 자유 수준에 비추어보면 국민들의 자유를 심하게 억압했다고 볼 수도 없다.


전남도지사 인증 '자유과 인권, 민주주의의 희망' 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새누리당은 안됩니다. 이게 무슨 선거운동이고 이게 무슨 민주주의인가.


씁쓸해지는 자투리 뉴스 by 참치

[조선] 교과서에 실린 안철수-박원순 글은 문제삼지 않은 평가원

도종환 국회의원의 詩 교과서 게재 논란 기사를 읽다가 링크 걸린 짧은 관련기사 한 편에 입맛이 씁쓸해진다. 같은 출판사의 국어 교과서에 안철수 씨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수필이 실려 있었다는 것이다. 안철수 찬가가 교과서 여기 저기에 많이 실려 있는 것은 이미 강용석 국회의원의 블로그에서 알게 되었지만, 본받을 만한 인물로 소개되는 것과 그 사람의 창작물이 국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안철수, 박원순이 도종환 의원처럼 그 작품세계의 깊이와 문학성을 인정받는 훌륭한 문인인가. 대체 대교출판사 국어교과서 편집부의 작품선정 기준이 무엇이었는가에 많은 의구심이 든다. 물론 수필은 꼭 문인만 좋은 글을 쓰는 종류의 문학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문학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진솔한 경험과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글이다. 대통령을 국민인기상쯤으로 생각하는 허언증 안철수의 수필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그건 이명박 대통령의 가훈이 정직이라는 이야기에서 배울 수 있는 종류의 골계적이고 반어적인 교훈일 것이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도종환 시인의 시는 이런 내용이다.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이 시의 게재여부가 문제되었던 이유는 내용 때문이 아니라 현직 국회의원의 작품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에 더 눈길이 간다. 교과서에 실어 문제될 만한 과격한 어조는 아니지만 그 주제는 분명히 386의 민중봉기 페티시즘을 담아내고 있다. 부당한 국가권위에 대한 시민불복종이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이 가능할지 모르나, 2008년 광우병 사태에서 보듯이 386의 민중봉기는 민주적 시민불복종과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정당하고 적법한 민주정부를 자신들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독재정권으로 근거없이 매도하며 전복을 선동하는 386의 민중봉기에 민주적 시민은 없었다.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사회계약설을 부정하며, 언론의 자유를 외치면서 언론사를 탄압하고, 헌법 제1조를 노래하면서 국민주권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독단을 국가의 운영방침으로 삼겠다는 그 태도가 386적 의미에서의 시민항쟁이다. 도종환 시인은 불법 정치활동으로 해직된 전직 교사로, 전교조 간부 출신이다. 전교조는 교사와 교육의 정치중립성을 무시하고 이념·사상 편향교육을 계속해서 시도해 온 정치적인 교원단체다.

 

수만 명이 되어 있는 전교조의 현 조합원 중에는 정치적 행동주의자가 아닌 평범한 교사도 많이 있지만, 출범 당시의 전교조는 운동권 출신의 종북주의자와 사회주의자 교원들이 다음 세대에게 종북주의, 사회주의 교육을 하는 의식화 사업을 목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이 방침은 지금도 전교조의 대외공개 강령에조차 드러나 있다. 정치사상적으로 편향된 교육이 무서운 점은 일단 교육이 성공하면 다음세대의 정치사상적 지평 자체가 한 쪽으로 이동해 버린다는 점이다. 무엇이 좌파이고 무엇이 우파인지 아는 상태에서 나는 좌파를 선호한다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겨레 신문이 중도이고 경향은 중도보수이며 조선은 못말릴 극우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교육을 사상적으로 장악하려는 좌파 운동권 세력의 기도는 뿌리가 깊으며 이미 대단히 고무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지상파 방송의 좌편향적 PD와 작가들은 교육·교양 프로그램을 이용해 편향된 메세지를 시청자 아동·청소년의 감성에 직접 전달해 마치 그것이 중도이고 상식인 것처럼 가르쳤다. 공영방송 EBS의 지식채널e는 그 극단적인 사례다.사교육 시장으로 갔던 운동권은 메가스터디, 하이스트, 초암논술 같은 학원 대기업을 만들었다. 경쟁이 치열한 사교육시장 특성상 이들 학원의 목표는 효율적인 지식의 전달에 맞추어져 있지만 정치사상적 의식화의 기회가 많은 논술 같은 과목에서는 특유의 정치성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회장이 운동권이면 주요 임원과 핵심강사들도 운동권 인맥으로 들어온 사람이 많은 법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합법화를 이루어낸 전교조는 미래세대에 공교육을 통한 특정 정치사상 주입을 꾀하고 있으며, 종북·좌파 성향의 교사와 교수들은 국정교과서를 검인정 교과서로 바꾸도록 요구하면서 검인정 교과서 필진으로 참여해 학교 교육에 좌편향 교과서를 사용하도록 만들고 있다.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식민지배와 전쟁범죄 사실을 감춘 역사왜곡 교과서로 후세대를 의식화하는 수법과 같지만 결과는 훨씬 성공적이다.

부엌에 한 마리 바퀴벌레가 돌아다니면, 보이지 않는 곳에는 이미 수천 마리의 바퀴가 살고 있다고 한다. 수년 전, 국정 국사교과서를 검인정 교과서로 대체하자는 정치적 의도가 뻔히 보이는 억지 주장이 당당하게 공론화되었을 때 이미 물밑에서는 공교육의 정치화를 위한 준비가 다 끝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근대산업사회의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탈근대 다원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가치관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는 바다. 그러나, 그렇다면 그 방법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치관을 두루 가르쳐주고 그 바탕 위에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하나이되 그 속에 다양성을 담은 교과서와 교육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검인정 교과서 주장자들의 방식대로 여러 종의 교과서를 만들어 일부 학생은 A 가치관(교과서)으로 교육받고, 다른 일부 학생은 B 가치관, 또 다른 일부 학생은 C 가치관으로 교육받는다면 소통하는 다원사회가 아니라 획일화된 소집단이 서로 이해하지 못해 충돌하는 갈등사회가 만들어질 뿐이다. 바람직한 민주시민이 육성되는 교육민주화가 아니라, 교육에서도 좌파 운동권의 의지를 관철한다는 의미의 교육'민주화'가 그들의 주장이었다.

정치가 '민주화'되고 경제가 '민주화'되고 언론이 '민주화'되고 사회풍속이 '민주화'되는 위기의 한국사회에서 교육마저도 '민주화'되어 미래까지 '민주화'되고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참으로 씁쓸한 소식이었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닙니다 by 참치

[연합뉴스] 이석기 "애국가는 국가 아니다" 발언 논란 확산 //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는 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과연 애국가는 국가일까요 아닐까요? 애국가에 대한 책을 조금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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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기와 항상 함께 하는 것이 국가이다. 북한의 국가는 '애국가'이다. 그러나 우리의 애국가와는 다르다. 북한에서도 우리가 부르는 애국가가 1948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설식까지 연주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현재 북한에서 불려지는 애국가는 우리와는 다르다.

  일부에서는 '아침은 빛나라'로 알고 있는데, 잘못된 것이다. 헌법 제165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는 『애국가』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북한 '애국가'의 가사가 '아침은 빛나라'로 시작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 참고로 북한 애국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

은금에 자원도 가득한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력사에

찬란한 문화로 자라난

슬기론 인민의 이 영광

몸과 맘 다 바쳐 이 조선

길이 받드세


백두산 기상을 다 안고

근로의 정신은 깃들어

진리로 뭉쳐진 억센 뜻

온 세계 앞서 나가리

솟는 힘 노도도 내밀어

인민의 뜻으로 선 날

한없이 부강하는 이 조선

길이 빛내세


  북한에서 별도의 애국가가 만들어진 것은 광복 이듬해인 1946년 9월 27일 김일성 주석 교시 때문이었다. 김일성 주석은 "인민들의 절절한 심정과 요구를 충족시켜 줄 애국가가 아직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민들은 옛날에 부르던 낡은 노래를 그냥 부르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가사 내용이 우리 인민의 감정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수적이며 곡도 남의 나라 것을 따다 만든 것인데 곡 자체가 시원치 않습니다. 이 노래를 가지고는 새 민주조국 건설에 일더선 우리 인민을 애국주의 사상으로 교양할 수 없습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애국가 제작을 교시한다.

  김일성 주석의 교시에 따라서 애국가 창작이 진행되었다. 여러 편의 곡들이 심의에 붙여졌다. 이 가운데 박세영이 작사하고 김원균이 작곡한 '애국가'가 선택되어 국가로 제정되었다. 애국가를 작곡한 김원균은 북한의 3대 가요인 『애국가』와 『김일성 장군의 노래』, 『조선의 별』 가운데 『애국가』와 『김일성 장군의 노래』 두 곡을 작곡한 북한의 대표적인 작곡가로서 1980년에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고 2002년에 사망하였다. 박세영은 북한에서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인 대표적인 문학가로 2천여 편의 작품과 10여 권의 시집을 남겼다. 대표 작품으로는 조기천이 지은 장편서사시『백두산』과 양대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장편서사시 『밀림의 력사』가 있다. 애국가 가사를 작사한 인물로 북한에서는 '애국가와 영생하는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북한에서는 이 『애국가』와 함께 대내 행사시에는『김일성 장군의 노래』가 더 많이 연주되고, 불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북한의 사회와 문화」, 전영선, 역락亦樂(2005). 29~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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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하는 애국가는 남조선 괴뢰도당의 노래입니다. 공화국의 국가는 영원한 수령님의 교시에 따라 만들어진 진짜 '애국가'뿐입니다. 그래서 남조선의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석님의 교시에 따르면 남조선의 소위 애국가는 독재정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조선의 인민들이 옛날부터 널리 불러오던 노래입니다.

이 올드 랭 사인이 옛부터 인민들이 가사를 붙여 애국가로 불렀다는 남의 나라 곡입니다. 한번 가락에 맞춰 불러 보세요.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던 시절의 애국가입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애국가나 태극기와 같은 대한민국의 상징은 그 역사와 정통성이 대한제국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에서부터 이어지는 것입니다.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를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면 임시정부가 아니라 일제 통치하에서 살았던 식민지 조선의 민중에게서 이어진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독립을 이야기하며 조선인들은 태극기를 그렸고 애국가를 불렀습니다. 

한창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던 김대중 정부 시절에 종북주의자들은 한반도기라는 물건을 만들어 통일국가의 상징으로 삼자며 국제 체전에 들고 나가게 했습니다. 곧 통일이 되면 국기는 한반도기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통일한국 7천만 국민의 상징은 당연히 대한제국 이천만 동포의 상징이었던 태극기가 되어야 합니다. 북한과 종북주의자들이 한반도기를 내세우는 본의는 태극기의 정통성과 상징성을 훼손해 북한김일성집단이 만들어낸 홍람오각별기와 동급인 것처럼 인식시키는 데 있습니다.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국위 역시 북한김일성집단과 동등한 것처럼 인식시키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애국가는 남한만의 국가國歌가 아닙니다. 남북한을 아우르는 자유국가 대한민국의 국가國歌입니다. 혹여 통일을 이루고 그 새로운 나라가 남북한의 정통성을 대등한 것으로 평가한다 하더라도, 태극기와 애국가를 남한에서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애국가가 먼저 있었고, 그 이후에 남북이 나뉘었습니다. 종북주의자들의 애국가 거부는 사이가 좋지 않은 형이 제사를 드리고 있었다는 이유로 부모님의 묘를 헐어내겠다는 패륜아와 같은 행동입니다.


파블로프의 일베 (1) by 참치

최근에 일간베스트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어 종종 글을 읽곤 한다. 일베는 정치 사이트가 아니고 여러 주제를 망라하는 정보 및 유머 공유 커뮤니티 사이트지만 그럼에도 非진보적 정치성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이 글에서 진보는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자칭 진보 정치세력을 말하는 것으로 하자.) 일베의 주 이용자는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는 아동·청소년층으로 생각된다. 교육·문화·언론 매체를 모두 진보가 독과점하고 있는 사회 현실에서, 정치적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청소년층이 非진보적 정치 담론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진보 담론의 내용 자체도 문제가 많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청소년이 한 가지 시각만을 접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생각을 만날 수 있어야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모순되는 주장을 들을 수 있어야 참과 거짓을 가리는 능력을 기른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의미심장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08년 광우병 소동 때 아고라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기억하는가? 다음 아고라 이용자들은 글의 내용에 관계 없이 MB, 광우병, 미국, 조중동 같이 특정 코드가 포함되어 있는가만 확인하고 조건반사적으로 추천/반대를 누르고 욕이나 맞장구 댓글을 다는 행태를 보였다. 마치 사고능력이 없는 좀비의 무리를 연상케 했다. 내가 일베에서 본 것은 그와 비슷한 조건반사였다.

[일베] 스나이퍼 박원숭.jpg

이 글인데 기사와 사진의 배열, Electric Romeo  배경음악으로 이명박 왕 시리즈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그런데 인용된 기사를 읽어보면

이 감사는 시민들이 청구한 것이지 시장이 지시한 것이 아니다. 기사를 더 찾아보았지만(네이버 뉴스검색, 검색어: 사랑의 교회 감사) 어디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관련되어 있다는 보도는 없었다. 

시민 청구를 받아들여 시청 감사관실에서 처리한 업무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한 해 22조원 규모의 예산을 쓰는 거대한 서울시정에서 시장의 손이 직접 닿는 업무는 그리 많지 않다.

[헤럴드 경제] 서초구 "사랑의 교회, 도로점용 허가한다"

검색어에 박원순을 포함해 다시 검색하자 나오는 기사가 몇 개 있었으나(검색어 : 사랑의 교회 감사 박원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일부는 라디오 프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했을 때 질문받은 내용을 대답한 내용인데, 기사를 보면 박 시장이 이야기하고자 한 주제는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 건과 민자사업 재검토 방침이고 사랑의 교회 건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둔 주제가 아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참세상] 사랑의 교회 예배당 신축 허가 관련 서울시 감사에 대해서도 “서초구의원이라든지 그 주민들이 (서울시에) 감사청구를 해왔다”며 “그래서 그 인허가 과정이 특별히 문제가 없었는지 지금까지 의혹이 불거진 문제에 대해서 아마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뷰스 앤 뉴스] 그는 서초동 사랑의교회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사랑의 교회 문제는 서울시가 직접 감사에 나섰다기보다 이게 본래 인허가권이 서초구가 갖고 있다. 그런데 서초구의원이라든지 그 주민들이 감사청구를 해왔고, 그래서 이제 그건 법률에 따라서 저희들로서도 그 요건에 해당되면 일단 안 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그 인허가 과정이 특별히 문제가 없었는지 지금까지 의혹이 불거진 문제에 대해서 아마 살펴보게 될 것 같다"고 조사 방침을 밝혔다.

참세상이나 뷰스 앤 뉴스에 올라온 글을 과연 기사로서 신뢰할 수 있는가는 문제거리지만, 일단 위의 두 기사는 단순히 방송 내용을 요약한 것이어서 믿을 만해 보인다. 그리고 나머지 일부 기사는 ... 직접 보면 알겠지만 단순한 박비어천가로 '우리 박시장님이 다 잘해 주실거야.'라는 희망을 노래한 내용이어서 박 시장이 사랑의 교회 감사 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은 없다.

[프레시안] "박원순 칼을 빼다"…지하철 9호선은 시작에 불과

[브레이크뉴스] "사랑의교회 특혜의혹, 끝까지 밝혀낼 것!"

스크롤이 길어졌다. 기사 검색은 혹시나 해서 해본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읽을 때 관련 기사까지 검색해서 확인해본 다음 추천을 누르고 댓글을 달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스나이퍼 박원숭.jpg>은 따로 기사를 찾아보지 않아도 본문에 인용된 기사에서 충분히 합리적 의심의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댓글을 단 사람 중에는 아무도 기사 내용과 글쓴이의 주장 사이에 모순 가능성이 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글은 17개의 반대와 174개의 압도적으로 많은 추천을 받았다.

댓글을 단 사람 중에는 두 사람(김스타, 좆발) 정도가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지만, 사랑의 교회 감사가 박 시장의 지시로 이루어졌다는 잘못된 사실관계에 대한 의심은 아니다. 그 외의 사람들은 감사 건이 박원순 시장의 업적이라는 글쓴이의 주장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일베 이용자들은 익숙한 '이명박 왕 시리즈'의 형식에 대해서 조건반사적인 신뢰반응을 보였다고 생각된다.


2편에 이어서...


문대성에 대한 조금 다른 생각 by 참치

전에 이야기한 적 있듯이 이번 총선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투표일 전에 몇차례 문대성 논문표절이라는 뉴스를 듣기는 했지만 그게 누구인지 무슨 일인지 찾아보지는 않았다. 정말 기사 목록에서 제목만 보고 스크롤을 내리는 정도.

그런데 선거가 끝나고서도 시끌시끌 하길래(특히 이글루스가) 문대성이 대체 누구인가 궁금해서 인물정보를 검색해보았다. 


태권도 선수구나. 나이는 30대 후반, 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해 여러 세계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고 IOC 위원이기도 하다고 한다. 

야... 이거 무슨. 난 논문표절 논문표절 하길래 당연히 학자인 줄 알았지. 참 웃기지도 않는다. 우리 사회가 언제 체육인을 학자로 대접했다고 학자적 양심, 학문적 규율이라는 기준을 갖다대면서 사람 하나를 사회적으로 매장하는가. 말이 박사학위지 그거 '지도자 과정'으로 들어선 은퇴한 운동선수가 형식적으로 따두는 학위 아닌가. 보통은 박사까지는 안 하고 석사만 하든가 비학위 과정을 하지만, 이 사람의 '급'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 같다. 체육관 차리는 데는 박사학위가 필요 없지만 대학 조교수가 되려면 절차상 필요하지 않은가.

국회에 체육인의 직능대표는 있어야 한다. 이나라 국민중에 법조인이 대체 몇명이나 된다고 변호사 직능대표만 바글바글한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 국회다. 그런 필요한 사람을 단지 만만해 보인다는 이유로 물어뜯는 민주당이나, 처음부터 얼굴마담으로 공천한 놈이라 없어도 그만이라는 듯 쉽게 버리려 하는 새누리당이나 잔인하게 느껴지기는 마찬가지다. 그 체육인의 대표가 꼭 문대성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문대성에게 무언가 결격사유가 있고, 그런 결격사유가 없는 다른 체육인이 정치에 뜻이 있다면 그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논문표절을 가지고 문제삼는 것은 도가 지나치지 않은가. 

논문이라는 것은 본래 학문의 영역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기 위한 절차다. 그리고 학위논문이란 학생이 학자로 인정받기 위해 거치게 되는 통과의례로 학문적 소양, 지식생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검증받는 과정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본래적 의미의 학위 과정이 아니라 '학위자'를 양성하기 위한 학위 과정도 관습적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주부, 만학도, 사회인, 개인사업자, 군인, 체육인, 기타등등... 이런 학위를 주는 대학도 받는 사람도 앞으로 학자로서 활동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학위논문만 통과되고 나면 평생 다시는 논문을 쓸 일도 없다. 대필을 맡기는 경우도 흔히 있다. 교수들도 그 사실을 알면서 합격 도장을 찍어준다. 그저 자기만족, 내지는 사업상 과시를 위한 학위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사회적 사실이기도 하다.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을 문대성 개인의 도덕성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는 정세균도 마찬가지다. 대학시절 경영학이 아닌 법학을 전공했으며 사기업에 취직해 20년간 회사원으로 살아온 중년 남성이 간판용 학위를 따면서 가라 논문을 써 낸 것을 도덕적 흠결이라 보기 어렵다. 정세균이 그 경영학 박사학위로 어디에 가서 경영학자 행세를 하지 않는 이상은, 실제 학자로서 활동할 사람의 학위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까닭이 없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학자가 아닌 학위자를 만들어내는 대학원 과정이 제도상으로는 구분되어 있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분명히 운영되고 있고, 만약 이것을 범죄시한다면 모든 대학과 모든 교수들이 공범이 된다. 대학은 등록금을 벌고, 학위수여자는 자기만족을 얻으며, 제3자는 그의 학위가 '가라 학위'라는 것을 안다. '가라 학위'의 생산이라는 현상을 죄악시해야 할 이유는 딱히 없어 보인다. 가라 학위의 문제는, 이것을 문제시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단계에서부터 사회적 합의로 결정되어야 하는 정답이 없는 문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까닭이 문대성이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여서 옹호하려는 것이 아님은 문대성에 대한 새누리당 지지 성향 이글루인들이 이 문제에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많은 새누리당 지지 성향 네티즌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썩은 가지' 문대성을 잘라내야 한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가라 학위' 받으면서 논문을 베껴썼다고 문대성을 무슨 부도덕과 구태의 화신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부적절하고, 만약 문대성이 민주통합당이나 다른 정당의 당선자였더라도 이 생각은 마찬가지다.


스켑렙에서 본 댓글을 인용한다.

정세균의 경력, 정세균이라는 인물의 가치에서 박사학위는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다. 문대성도 마찬가지다. 동아대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을 영입한 것이지, 스포츠심리학 박사 문대성을 영입한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운동선수를 유소년 시절부터 모든 종류의 글공부에서 격리해 육성하는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문대성에게 논문 하나 똑바로 쓰지 못한다고 꾸짖을 수 있는가. 진짜 도덕성에 문제 있는 사람들은 놔두고, 체육인 출신의 만만한 30대 초선의원 하나 두고 국회의원 자격 사후심사를 벌이는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공격적인 표현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직접 관련이 없는 이학영 관련 내용을 뺐습니다. 밸리 발행해놓고 자꾸 수정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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